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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행과 단순해지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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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부터, 웹소까지

전자 매체를 이용한 소설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일까? 바로 ‘인터넷 소설’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흔히 ‘인소’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인터넷 소설은 2000년대 초부터 중순까지 많은 인기를 얻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아마추어 작가가 블로그나 카페 같은 공간에 주기적으로 소설을 연재했다. 처음에는 어린 학생들을 겨냥한 개인적인 취미 정도로 여겨졌지만, 점차 독자가 늘어나며 인터넷 소설은 하나의 장르로 취급받을 만큼 관심을 받았다. 일부 작품은 종이책으로 출간되거나 영화화가 이뤄지는 등 상업적인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인소는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된 걸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기존 소설의 틀을 파괴했다는 점이 꼽힌다. 먼저 컴퓨터가 대중화되며 많은 사람이 인터넷 사이트나 게시판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 업로드되는 글을 수시로 확인하게 되면서 화면으로 읽는 글에 대한 관심 역시 자연스레 높아졌다. 또한, 인소는 온라인 텍스트답게 색다른 특징으로 흥미를 끌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을 표현할 때 ‘^^, --’ 등 문자 메시지에나 쓸 법한 이모티콘이 쓰였다. 또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다음 편의 전개가 즉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글의 소재나 배경도 어린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학원물이나 연애소설이 주를 이루었다. 이런 여러 가지 특성은 인터넷 소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어 주었지만, 그 때문에 인소가 과연 ‘문학 작품’인지 논쟁하는 일도 수시로 벌어졌다.

전형적인 인터넷 로맨스 소설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히 하락했다. 소설을 읽던 학생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인소가 유치하다고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다양한 인터넷 소설이 각기 다른 팬층을 형성하며 끊임없이 등장했다. 각종 환상 문학의 설정을 얼기설기 붙여서 만들어내는 양산형 판타지 소설, 연예인이나 아이돌 스타를 주인공으로 앞세우는 팬픽, 특정한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2차 창작 소설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웹소설’이라는 이름의 장르가 특별히 이목을 끌고 있다.

웹소설은 인소와 어떻게 다를까?

웹소설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소설 장르다. 오래전부터 여러 사이트에서 연재돼 왔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읽기 편리하다는 이유로 독자층을 더욱 넓혔다. 웹소설은 인소와는 다른 점이 많다.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고, 글의 소재 역시 로맨스뿐 아니라 추리, 판타지 등 비교적 폭넓다. 그리고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유행하게 된 과정이 인소와는 몹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