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긴장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뿌리를 같이 하는 나라다. 그 뿌리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일대에 존재했던 키예프 대공국(882~124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폴란드 등에 각각 합병되었다가 독립하길 반복하다가 구소련에 통합된 후, 1991년 구소련이 무너지며 독립한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는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의 위기는 1994년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을 타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 진영에 대항해 결성된 자본주의 국가들의 군사 동맹이다. 러시아는 당연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환영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넘어가면 나토가 러시아의 턱밑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를 ‘나토의 동진(東晉, 동쪽으로 나아감)’이라고 한다. 1990년 독일이 통일을 이룰 당시 나토(미국과 유럽 등 서방측)는 더 이상 동진하지 않겠다고 소련과 협의했지만, 이후 약속을 깨고 구소련 국가들을 하나둘 가입시켜 계속 동쪽으로 세력을 확장해 왔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무작정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고 나토에 가입하길 희망한 건 아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내부에는 친러(시아) 세력과 친서방 세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령이었던 크림반도(우크라이나 남쪽의 반도)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반군(친러 성향)을 지원해 돈바스 내전을 8년째 이어가게 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우크라이나는 점점 러시아로부터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