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제 관련 글을 연재하면서 의도적으로 그래프를 배제해 왔다. 경제를 이해하려면 수학 실력이 엄청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그래프를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다.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공포 수준에 가깝다. 그러나 전공자가 아닌 일반적인 수준의 수학은 아주 어려운 공식이나 기호 같은 것은 쓰지 않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학을 문제풀이로만 생각하고 일상에 수학을 적용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와 수학은 비슷한 면이 있다. 결론이 상식에 부합하고 상식을 지지한다는 점이다. 다만 평소에 쓰지 않는 언어인 그래프와 숫자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거부감이 있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수준에서 배우는 경제 그래프는 중2 수학 실력 이상을 요구하지 않고, 국가 정책 이해를 위한 경제 이해는 고교 경제 교과서 범위를 넘어서지 않기 때문이다. 중2 수학과 고2 경제를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국가 정책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토론할 자질을 갖추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자유’라는 이데올로기를 선호한다. 자유주의자라서 자유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효율적이어서 자유를 좋아한다. 자유가 왜 효율적인지 우리가 흔히 보는 수요·공급 곡선을 통해서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