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09년 ‘경인 아라뱃길’ 사업을 추진, 2012년 개통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열린 이 내륙 뱃길로 한 해 컨테이너 29만 개 분량의 화물이 운송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 국책사업에는 총 2조 6000억여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현재 이 장밋빛 청사진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항만 물류 실적이 당초 계획의 8%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공사비 회수는커녕 해마다 유지관리비로 세금 120억 원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2005년 건설이 취소된 김제공항도 비슷한 상황이다. 정부는 480억 원을 들여 공항 부지를 매입했는데, 현재 이 땅은 방치돼 있거나 배추밭으로 임대 중이다. 주민들은 이 땅을 ‘황금 배추밭’이라고 조롱삼아 말한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이처럼 국가 예산이 크게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야 예산 낭비와 사업 부실화를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가 300억 원 이상 지원하는 신규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게 돼 있다. 사업성 검토를 꼼꼼히 하지 않으면 추진 과정에서 당초 예상 비용보다 훨씬 큰 금액이 투입될 수 있고, 사업 완료 후 사업성 부족으로 운영난을 겪으면 다시 세금으로 이를 메워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예비타당성 조사가 허점투성이다. 경인 아라뱃길은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문제는 이 타당성 조사 수치가 고무줄처럼 권력의 입맛에 맞게 늘었다 줄었다 한다는 점이다(‘들쭉날쭉 타당성 조사… 어떻게 요동쳤나’ _경인일보). 결국 검증 제도가 있어도 판단은 정책 결정권자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