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일대에서 조선시대의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수도문물연구원(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은 땅속에 묻혀 있던 도기 항아리 안에서 “조선 전기에 제작된 다양한 크기의 한글 및 한자 금속자와 자동 물시계 주전으로 보이는 동판 및 구슬 방출 기구, 세종이 만든 것으로 기록된 천문시계 일성정시의의 부품 등을 출토했다”고 발표했다. 발굴 위치는 흔히 ‘피맛길’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사거리에서 인사동 길로 접어드는 재개발 지구다.
용어가 생소해 어렵게 느껴지지만 유물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조선 전기에 제작된 한글 및 한자 금속활자 ② 물시계의 주전(籌箭). 주전은 물시계의 핵심 부품으로 동력 전달 및 시각조절 장치이다. ③ 천문시계 '일성정시의'의 부품 등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발견된 한글 금속활자 600여점은 지금까지 출토된 것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평가된다. 현존하는 한글 금속활자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1460년에서 148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을해자(乙亥字)’ 금속활자들이다. 그런데 이번 출토된 금속활자가 그보다 앞선 것으로, 가장 오래된 한글 금속활자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