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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중국

안록산의 난,

소그드인의 후예, 당을 무너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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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기, 당나라의 수도 장안은 당시 세계의 중심이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유럽 사람들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 것처럼, 당나라가 번성하던 시기 아시아 대륙의 모든 길은 장안으로 통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다. 제국이라 불렸던 당나라의 위세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나라가 거대한 국제 상업 네트워크를 완전히 통제했던 건 아니다. 장안을 중심으로 활발한 장거리 무역이 이루어지면서 그에 관계한 주변 민족들도 서서히 힘을 키웠다. 이들은 점차 당 제국의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당나라 또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당나라가 번영을 이룰 수 있었던 건 타민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민족의 힘은 제국의 존립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안록산의 난’이다. 당 제국의 역량이 정점에 달했던 바로 그 시점에 당 제국을 뿌리부터 뒤흔들었던 반란의 주인공 안록산. 그의 존재 자체가 바로 당나라와 주변 민족 세력의 대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데…. 

타고난 무인이자 상인이었던 소그드인, 현종과 양귀비의 신임을 얻다

안록산(​安祿山, 703~757​)은 유목 민족인 소그드인 아버지와 돌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은 당나라가 아니라 돌궐의 땅이었고, 코커서스계 인종으로 외모 또한 흰 피부에 푸른 눈, 온몸에 붉은 털을 가졌다. 실크로드를 넘나들며 무역업에 종사하던 아버지가 장안을 본거지로 삼아 정착하면서 안록산도 중국식 성과 이름을 부여받았다. 아버지가 당나라에서는 강국(​康國​)으로 불리는 사마르칸트(​중앙아시아 내륙 무역도시​) 출신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강(​康​)씨 성을 썼다. 후에 어머니가 또 다른 소그드인인 안연언(​安延偃​)과 재혼하면서 안(​安​)씨 성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