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25년 전, 한 군인이 명백한 증거도 없이 적군의 스파이로 몰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이름은 알프레드 드레퓌스. 육군참모본부 포병대 소속 대위로, 적국에 정보를 팔아넘겼다는 죄로 체포됐다. 평소 그에 대해서는 성실하며, 군에 대한 충성심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는데, 어쩌다 범인으로 몰렸을까?...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 전체를 거대한 논쟁으로 몰아갔다.
1894년 10월 15일, 드레퓌스는 독일에 정보를 팔아넘겼다는 반역 혐의로 체포된다. 증거라곤 독일 대사관에서 발견된 명세서 한 장뿐. 이 명세서 안에는 포병대의 군사기밀이 담겨 있었고, 정보 특성상 참모본부 포병대 소속 장교일 가능성이 있었다. 수사를 담당한 육군 참모본부 정보부는 현역 장교들의 필적 대조에 들어갔지만 일치하는 필적이 없었다. 용의선상은 견습 장교로 확대됐다.
그러던 중 비슷한 필적의 소유자를 찾아냈으니, 견습 장교로 복무 중이던 드레퓌스였다. 그에게는 스파이가 아니란 증거가 더 많았지만 소용없었다. 드레퓌스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이다. 수사 책임자인 뒤 파티 드 클람 소령은 철저한 반유대주의자였고, 유력 용의자가 드레퓌스라는 의견은 아무 반발 없이 군 수뇌부로 전달되었다.
수사본부에서는 드레퓌스를 소환해 명세서 속 중요 단어가 등장하는 편지를 그대로 베끼어 쓰게 했다. 드레퓌스는 동요하지 않았으며, 그가 받아쓴 편지 속 필체 역시 증거 능력이 한참 부족했다. 그럼에도 수사본부는 그를 군사교도소에 수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