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기억하는 앤디 워홀은 단순하게 말하면 상업미술가요, 현대미술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팝 아트의 선구자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의 이름이 많이 알려진 데 비해, 그가 어떤 점에서 유명한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팝 아트란 무엇인지, 그가 어떤 작업들을 했으며, 추구했던 바는 무엇이었는지.
워홀은 192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한 체코슬로바키안 이민자 가정에서 삼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여리고 예민한 감성을 지닌 아이였다. 서너 살 무렵부터는 무언가 그리는 것을 좋아해 연필이나 색연필로 벽과 방바닥에 낙서를 하곤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콜라주에 매료됐고, 영화배우와 만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의 집은 당시 여느 이민자 가정들과 마찬가지로 형편이 어려웠고, 워홀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의 어머니는 늘 스케치북을 사주며 워홀이 그림 그리는 것을 독려했다. 심지어 카메라를 사주거나 지하실에 임시 암실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덕분에 워홀은 창조의 행복감을 만끽하며 유년을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이 대부분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이러한 영향 탓이다. 그는 예술은 아주 사랑스럽고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몇 안 되는 예술가 중 하나였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만 해도 워홀의 꿈은 ‘미술교사’였다. 그러나 대학 진학을 앞두고 그의 열정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보다 직접 그림을 그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래서 그는 광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 위해 카네기 공과대학 산업디자인 전공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