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라디오에서 들은 한 마디가 잊히지 않는다. ‘습관이 바로 사람이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그랬다. 나는 습관이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막막하기 그지없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방법이 바로 나의 습관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습관을 고칠 수 있다면, 나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좋은 습관을 많이 가진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나쁜 사람이다. 좋은 습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일 한 시간씩 걸으려고 하지만, 아직 습관이 되지 못했다. 술과 담배를 아직도 끊지 못하고 있다. 남을 도와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가 훨씬 많다.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을 ‘끄고’ 싶어하지만, 그 때마다 마음은 소용돌이친다.
다행스럽게도 내 주위에는 좋은 습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한 친구는 ‘선물광’이다. 만날 때마다 뭔가 손에 쥐어 준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천하의 백수인데도 남에게 주기를 좋아한다. 책, 엽서, 초콜릿, 귤, 연필 등등. 친구의 커다란 가방에서는 늘 뭔가 나온다. 그 친구한테서 배웠다. 선물은 마음이었다. 선물하는 습관은 지갑의 두께와 무관했다.
다른 한 친구는 남을 돕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아무 때나 돕지 않는다. 자기가 도울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닌지를 따진 다음, 도울 수 없을 경우, 그 자리에서 돕지 못하겠다고 잘라 말한다. 반면, 도울 수 있을 때는 끝까지 돕는다. 자기 일처럼 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려든다. 그 친구는 “돕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돕지 않은 것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도중에 돕기를 그만두면 기왕의 관계가 깨질 확률이 크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