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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만물의 역사

사탕은 언제부터 먹어왔을까

설탕·엿 등을 끓인 다음 식혀서 알록달록 예쁜 색을 입히고,
여러 모양으로 찍어내면 달콤한 사탕 완성! 사탕은 언제부터 먹어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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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000년, 인도인의 손에서 탄생한 사탕

사탕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고대 인도.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재배하던 인도인들은 우연히 바닥에 떨어뜨린 사탕수수즙이 달콤한 덩어리로 굳는 걸 보고 무려 기원전 2000년(!)부터 사탕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인도 문헌에는 우유와 설탕을 이용해 사탕을 만드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인도인들은 오랫동안 사탕의 달콤함을 독차지했고, 기원전 327년 무렵에야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략하면서 외국인에게도 사탕의 존재가 알려진다. 그러나 바쁜 전쟁통에 사탕 제조법은 원활히 전파되지 않았다. 유럽인들은 동방과의 무역이 활성화된 8세기가 되어서야 인도에서 향신료를 실어오던 아랍인들로부터 사탕을 소개받는다. 당시 아랍에서 전해진 사탕은 사탕수수즙과 아카시아 수액을 섞어 만든 것이었는데, 오늘날 사탕의 원형으로 여겨진다. 사실 사탕의 이름에도 이러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어로 사탕을 일컫는 ‘캔디(​Candy​)’의 어원은 아랍어 ‘깐디(​Qandi​)’로, 인도 남부 타밀어로 ‘(사탕수수즙을) 딱딱하게 굳혔음’을 의미하는 단어 ‘칸투(​Kantu​)’에서 유래했다고.

달콤한 사탕은 피눈물의 결정체

유럽인들은 아랍인이 건네준 사탕 맛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직접 만들어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겠지만, 사탕의 원료인 설탕은 아열대 작물인 사탕수수를 재배해야 얻을 수 있었다. 사탕수수를 기르기에 기후가 적합하지 않은 유럽에선 그림의 떡이었을 수밖에. 한동안 사탕은 동양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15세기 중엽부터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를 식민지 삼으며 상황이 달라진다. 온난한 기후의 식민지에서 사탕수수 농사가 대규모로 시작되자, 유럽인들은 맛있는 사탕을 마구 개발해내기 시작했다. 설탕 사탕에 향신료를 섞어 만든 ‘드롭프스’, 견과류에 설탕옷을 입힌 ‘드라제’, 설탕·물엿·버터를 버무린 ‘타피’ 등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다양한 사탕이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달콤함 뒤에는 깊은 어둠이 있었다. 사탕을 만들기 위해선 사탕수수를 꺾어 으깬 뒤 오랜 시간 동안 끓여 즙으로 만드는 힘든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노동은 식민지에서 강제로 동원된 노예들이 전담했다. 유럽의 사치품이자 달콤함의 결정체였던 사탕은 노예들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선에서 사탕은 귀한 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