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그림, 아름답지 않은 그림, 눈을 어지럽히는 그림…. ‘그림’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형태, 색채가 만들어내는 미적인 이미지.
하지만 게오르게 그로츠는 일갈한다.
“나에게는 이른바 위대한 미술이라고 하는 것은 무용하다. 호가스나 도미에와 같은 사상적인 그림만이 나의 흥미를 끈다.”
그림은 인간들이 살고 있는, 또한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형상화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그래서 어떤 화가는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어떤 화가는 우리들이 미처 보지 못한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고, 또 어떤 화가는 인간이 만들어낸 추악한 현실을 직설적으로 폭로한다. 게오르게 그로츠가 선택한 것은 그림을 통한 현실 폭로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현실에 강하게 ‘이의신청’했으며, 세계가 얼마나 추악하고 병들었고, 거짓으로 가득 차 있는지 드러내 보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