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0대 연령층의 서울 지역 주택매매 거래 건수가 1년 6개월 새 무려 7배 가까이 올랐다. 이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집을 사려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 오름세에 대한 불안이다. 정부가 고공행진 중인 집값을 잡기 위해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로 체감을 못 하는 이들이 패닉바잉[1]하고 있는 것. 현재 통계를 보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2020년 7월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김영삼 정부 이후 앞선 정권에 비해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젊은 층에는 청약 시장 또한 그림의 떡이다. 최근 발표된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69점이다.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야 가능한 점수다. 게다가 결혼도 늦어지는 추세라 30대가 가산점을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점수를 높게 받으려고 아이를 먼저 낳고 혼인신고는 늦추는 등 이런저런 꾀를 내보지만 쉽지 않다.
여기에다 조만간 신용대출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30대 ‘영끌’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대책효과를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신용대출’을 언급한 후,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관리에 돌입했다. 은행권이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금 한도는 낮추는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주택자금을 융통할 방법까지 막혀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절박함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내 집을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30대를 영끌로 내몰고 있다.
2020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