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우크라이나인이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 국외로 도피하고 있다. 전쟁 발발 62일 만인 4월 26일, 우크라이나 난민 수가 83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UN의 예상을 두 배나 넘는 수치로, 2015년 유럽을 강타했던 시리아 난민 사태보다 큰 규모(난민 680만 명 발생)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 난민 사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난민 10명 중 6명은 인접한 가장 큰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로 향했다. 나머지는 루마니아·슬로바키아·헝가리·몰도바 등으로 흩어지고, 다시 독일·영국 등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EU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 3월 5일부터 ‘난민 임시 보호 지침’을 시행,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 모든 회원국에서 최소 1년의 임시 보호를 제공할 것을 결의했다. 이 기간 동안 난민들은 교육·주거·의료·취업·사회복지 등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교통수단도 제공된다. 난민들은 오스트리아·독일·스페인 등에서는 일부 열차를, 폴란드·루마니아·슬로바키아 등에서는 일부 항공편까지도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하는 EU의 태도가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시리아 등 중동 지역 난민에게는 관대하지 않았기 때문. 2015~2016년 시리아 전쟁 발발 당시, 많은 유럽 국가에서 난민 수용을 거부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10년이 지난 2021년 초까지 EU 국가들이 받아들인 시리아 난민은 망명 신청 단계인 사람을 합해 100만 명에 그친다. 2021년 9월 아프가니스탄 난민 사태 때도 유럽 국가들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터키·오스트리아·그리스 등 동유럽의 EU 회원국 십여 곳은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장벽 설치 비용을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