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광고 유니버스에 갇힌 성동일’?
뜻을 알 수 없어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 정체불명의 문장은 2020년 KCC창호의 광고 제목이다.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라는 카피를 앞세운 3분가량의 영상은 각종 광고 패러디로 꽉 차 있다. “아버님 댁에 (보온 효과가 뛰어난) 창 하나 놔드려야겠어요(경동보일러 광고 패러디)” 등 유명 광고 카피를 교묘하게 바꾸어 자사 창문의 우수한 성능을 드러내기도 하고, “얼큰하게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라며 라면처럼 창문과는 전혀 관련 없는 상품의 광고 패턴까지 자사 창문 홍보에 활용해 웃음을 선사했다.
유튜브에서 8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KCC창호의 광고는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밈(Meme)’ 문화를 홍보에 이용한 대표 사례다.
‘밈’은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다. 마치 유전자가 자기복제의 성격을 지닌 것처럼, 인간사회의 문화적 요소가 모방의 과정을 통해 사람의 뇌에서 뇌로 퍼져나간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오늘날 밈이라는 말은 인터넷 용어로써 훨씬 자주 사용된다. 도킨스의 밈 개념으로부터 유래했으나, ‘인터넷상에서 패러디 소재로 자주 사용되는 특정 콘텐츠’라는 뜻에 더 가까워졌다.
밈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게시글이나 사진, 영상, 음악, 각종 유행어와 인용구, 심지어는 어떤 캐릭터나 인물 그 자체까지도 모두 밈이 될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게 특히 익숙할 ‘짤’ 또는 ‘드립’도 전부 밈의 일부다. 즉, 밈은 현재 젊은 세대가 향유하는 온라인 문화의 최소 단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밈은 한 번 파생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맥락만 어울린다면 어떻게든 활용된다는 특성이 있어 마케팅에 활용하기 좋다. 홍보 대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부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브랜드 친밀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