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을 보조기억장치에 저장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고 모든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는 이를 현실로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두뇌 임플란트’ 시술이 그것을 가능케 한다. 기억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뇌에 칩을 이식하는 치료법인데, 쉽게 말하면 컴퓨터의 메모리 같은 보조기억장치를 뇌에 이식해 기억을 저장하는 방법이다.
두뇌와 컴퓨터가 상호 교신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어느덧 현실이 되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뇌와 컴퓨터의 연결이 가능해진 셈이다. 컴퓨터에 메모리를 추가해서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USB를 꽂아서 정보를 옮겨 담는 일이 가능한 것처럼, 이제 인간의 두뇌도 장치를 통해 성능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기억을 다른 장치에 저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상상이 그렇게 인간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지만 말이다.
이미 뉴럴링크는 원숭이의 뇌에 칩을 이식하여 원숭이가 직접 조작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컴퓨터 탁구 게임을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뇌에 칩을 이식한 돼지가 코를 킁킁거릴 때마다 뇌로 전달되는 후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메모리칩에 저장하는 장면을 공개 시연하기도 했다. 2022년 4월, 뉴럴링크는 미국 식품의약국에 이러한 시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게 승인 신청을 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칩 이식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던 일론 머스크의 계획이 현실화 되고 있다.
물론 두뇌와 컴퓨터가 완벽하게 교신하고 호환되기까지는 수많은 기술적 난관이 존재하며, 일론 머스크도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을 요청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