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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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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 완전정복 ①

왜 태양왕 루이 14세는 귀족들을 베르사유 궁전으로 초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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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로 유명한 태양왕 루이 14세, 들어봤지? 누군지는 잘 몰라도 저 문장만 읽어봐도 어마어마한 권력을 쥔 사람이구나, 하고 유추할 수 있을 거야. 자, 그런 루이 14세가 귀족들을 자신의 궁전으로 초대한 이유는 뭘까?
봉건사회가 무너지면서 교회와 귀족의 세력이 약화되고 대신 왕권이 절대적으로 강력해지게 됐어.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들이 영원하지 않은 법. 절대주의 시대가 저물면서 민주주의의 서막이 오르기 시작하게 되지. 프랑스혁명,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세계사적인 배경을 알아보았어. 

루이 14세의 초대에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루이 14세(1638~1715)는 대표적인 ‘절대주의’ 군주로 손꼽히는 인물이야.
절대주의가 뭐냐고? 절대주의는 군주(국왕)가 자기 영토 내에서 그야말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정치 체계를 말해. 한 나라를 다스릴 때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 봐. 국내외 질서를 유지하도록 강한 군대가 있어야 하고, 법을 만들어 시행해야 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하지. 그리고 세금을 걷어 재정을 튼튼히 해야 하고. 이때 필요한 권한을 각각 군 통수권, 사법권, 행정권, 조세 징수권이라고 해. 절대주의는 국왕이 이 권한을 모두 갖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행사하는 걸 말해. 국왕의 권력은 누구에게도 나누어줄 수 없고, 국왕은 법의 제약 또한 받지 않았어. 

그런데 국왕의 권력이 처음부터 이렇게 강하진 않았어. 차츰 왕의 권력을 강화해왔는데 루이 14세는 이 과정에서 성장했어. 그가 열 살 때 ‘프롱드의 난’이 일어났어. 점점 강화되는 왕권에 위협을 느낀 귀족들이 국왕의 세금정책에 반대하며 일으킨 반란이었지. 루이 14세는 귀족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 왕권 강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래서 루이 14세는 자신의 베르사유 궁전으로 귀족들을 초대했어. 아니, 근데 그게 왜  왕권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걸까? 찬찬히 이야기해줄게, 잘 들어 봐. 

루이 14세는 루이 13세의 수수한 사냥용 별장을 개조해 베르사유 궁전을 지었어. 엄청나게 호화로웠다는 바로 그 궁전 말이야! 방만 해도 1,300여 개나 되는 이 궁전은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었대. 루이 14세는 자신의 궁전에 프랑스 전국의 귀족을 초대해서 머물게 했어.

여기엔 굉장히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어. 우선 귀족들로선 이 초대에 응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다른 귀족들이 전부 초대를 받고 베르사유 궁전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니, 응하지 않으면 자기만 소외될 테니까. 루이 14세는 자신의 궁정에서 생활하는 귀족에게만 은총과 특권을 하사했어. 이에 ‘궁정 귀족’이라는 집단이 새로 생겨났는데, 이들은 군주에게 봉사하는 게 주 임무였지. 각자 직위에 따라 정해진 역할을 수행했는데, 국왕이 옷을 입을 때 내의를 건네주거나 식사할 때 접시와 포크를 건네주는 일 등은 직위가 높은 귀족만 할 수 있었어. 루이 14세의 눈에 들길 간절히 원했던 귀족들은 국왕의 일상 의식에 앞다투어 참여하려고 했어. (베르상유 궁전 거울의 방 사진_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