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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종자주권 잃고, 국가는 식량주권 흔들리고

종자란 농사를 짓기 위한 씨앗과 싹이다. 농부들은 매해 종자를 심어 농사를 짓는데, 이 종자를 매번 다국적 기업한테 구매해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종자가 농민의 소유였다. 농민들이 종자주권을 어떻게 잃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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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곡물시장은 4대 곡물 메이저 회사[1]가 교역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들의 입김에 따라 세계 곡물시장이 좌지우지되고 있지요. 곡물시장이란 말 그대로 밀, 옥수수, 보리 등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세계 시장을 말해요.

그럼  종자시장은 뭘까요? 곡물의 씨앗이나 묘(苗)를 거래하는 시장인데, 종자 시장도 몇몇 글로벌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요. 바이엘(몬산토 인수), 다우듀폰, 켐차이나(신젠타 인수), 이렇게 3대 메이저 회사들이  전체 상업 종자 시장의 약 50%, 옥수수 종자 시장의 65%, 대두 시장의 50%, 사탕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종자기업들은 '녹색혁명'과 함께 성장했어요. 녹색혁명(1940~1970년)은 농업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서 획기적으로 식량 증산을 이루어낸 농업 정책이에요. 전통적인  농법이라고 하면 농부가 씨를 뿌려 곡식을 거두고, 그 중에서 다음 해에 뿌릴 씨앗을 보관했다가 다시 농사를 짓는 방식이에요. 녹색혁명은 이와 달리 품종을 개량하고, 화학비료, 살충제와 제초제 등의 과학기술의 산물을 농업에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식량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렸지요. 

녹색혁명이 일어날 당시 세계 각국의 정부와 민간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품종 개량·유전자 조작된 종자를 농민에게 보급했어요. 그 덕에 녹색혁명 이후 전 세계 농작물 수확량이 늘었지만, 문제점도 많아요. 이렇게 보급된 종자에 대한 특허권을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은 종자를 매해 구입해야 하고, 그 종자에 맞는 제초제와 농약 등도 모두 구입해야 했지요. 전통적 농법에서는 종자의 소유가 농민들 것이었지만, 이제 대기업이 이를 갖게 되어 결과적으로 농민들은 종자주권을 잃게 됐어요. 일반적으로 기업이 새로 개발한 농작물의 품종은 특허 등록 후 20~25년간 지식재산권 보호를 받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