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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플 마케팅

당첨 안 되면 돈 있어도 못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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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매 끝판왕, 래플 마케팅의 등장

우리나라의 대형 의류 쇼핑몰 ‘무신사’ 홈페이지에는 아주 독특한 카테고리가 있다. 누구나 주문만 하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한정판매 상품만을 모아 놓은 카테고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이 입었던 초록색 체육복, 나이키와 유명 브랜드 디올의 콜라보레이션 운동화 등…. 이 희귀한 제품들을 사기 위해선 재력뿐 아니라 운까지 따라야 한다. 소비자는 대학교 수강신청을 하듯 홈페이지에 제품 구매 희망 페이지가 열리면 응모해야 한다. 추후 높은 경쟁률을 뚫고 구매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그제야 비로소 구매 자격이 생긴다.

이렇듯 상품을 판매할 때 추첨권을 부여해 구매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래플'(Raffle, 추첨식 복권)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보통 한 사람 명의로 한 번 응모할 수 있으며, 당첨돼야 해당 상품을 살 수 있다. 래플 마케팅은 한정판 의류를 내놓던 패션 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됐고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명품 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해 만든 ‘갤럭시 Z 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이 래플로 판매되어 주목받았다.

드롭 마케팅의 단점을 보완한 래플

래플 마케팅 이전에는 ‘드롭'(Drop, 떨어뜨리다) 마케팅이 큰 인기를 끌었다. 드롭은 한정 수량 상품을 기습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구하기 어려운 상품임을 내세워 소비자의 소장욕을 자극할 뿐 아니라, 재고를 줄이는 등 장점이 확실하다. 덕분에 지난 몇 년간 각종 브랜드에선 불시에 제품을 출시하는 드롭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드롭 마케팅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드롭으로 판매되는 물건은 선착순으로만 구입 가능하기 때문. 드롭 상품을 사기 위해 특정 매장 앞에서 며칠씩 줄을 서는 사람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불시에 판매되니 일정이나 장소를 미리 알 수 없어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커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