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이런 물음조차 머쓱한가? 무한경쟁과 이기주의가 판치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며,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지금, 좋은 세상을 꿈꾸는 일조차 한가한 일로 비판받는다. 2,500여 년 전의 공자를 되돌아보고자 한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공자의 사상이, 그가 그리는 세상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음을 상기하고 싶어서다.
공자의 마구간에 불이 났다. 조정에서 퇴근한 공자는 “사람이 다쳤느냐?”라고 물었다.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_《논어》, <향당>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말을 잠시 곱씹게 된다. 돈과 물질이 사람에 앞서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입으로는 사람의 가치를 귀하다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돈의 가치를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료 내기가 아까워서 택배기사에게 승강기를 타지 말라고 하는 등의 요구가 너무 비일비재하다. 공자의 시대는 권력자의 장례를 치를 때 그를 보필하던 사람들을 죽여 함께 매장하던 순장이 횡행했다. 그만큼 사람 중심의 사상이 견고하지 않았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공자 사상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