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우산을 뜻하는 ‘엄브렐라(umbrella)’는 라틴어로 그늘을 의미하는 ‘움브라(umbra)’에서 나온 말이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우산은 햇빛을 막기 위해 탄생한 양산에서 비롯되었다! 최초의 양산은 고대 아카드(현재 이라크)의 사르곤 왕(기원전 2334~2279년) 때 발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르곤 왕의 승전비에는 시종이 왕을 위해 커다란 양산을 들고 있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한편 중국에서도 기원전 1000년 무렵 양산이 등장했는데, 기원후 400년경 이 양산은 우산으로 탈바꿈했다. 종이로 만든 양산에 기름칠을 해서 방수 기능을 갖춘 우산이 생겨난 것! 하지만 유럽에선 중세까지도 양산을 변형해 우산으로 쓸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중세 유럽에선 비를 어떻게 피했을까? 지금으로선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당시엔 빗방울을 피하지 않고 고스란히 맞았다고. 비를 막는 행위를 하늘의 뜻에 반항하는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양산이 우산으로 거듭난 건 영국의 여행가 조나스 한웨이(1712~1786) 덕분이다. 그는 페르시아에 갔다가 중국에서 전래된 우산을 보고 비를 막기 위해 이 물건을 쓸 수 있음을 깨달았다. 한웨이는 영국으로 돌아가 비가 내릴 때 우산을 쓰고 런던 거리를 활보했는데, 이 모습을 본 군중은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부르며 손가락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