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폭염 때문에 난리다. 2022년 여름 파키스탄은 낮기온이 50도에 달했다. 해마다 폭염이 어떻다는 말을 늘 들어와서 그런지 폭염의 경우 폭우나 홍수처럼 재난이란 생각은 잘 안 든다. 하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전 세계에서 ‘살인적인’ 폭염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이상 고온 현상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실제로 폭염은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피해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기상 재해다.
1980년 이후 현재까지 40여 년 동안 위협적인 폭염의 발생 빈도가 50배 이상이나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1500년부터 지금까지 여름 최고기온을 경신[1]한 적이 총 다섯 차례 있었는데, 모두 2002년 이후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2018년, 기상관측을 해온 지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강원도 홍천(41도) 등 무려 5곳에서 40도를 돌파했다. 이 해에 북반구의 많은 나라가 일제히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알제리도 51도에 달했고, 오만은 49도까지 올랐다. 문제는, 이런 극한 폭염이 어쩌다 찾아온 재해가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여름, 프랑스 남부·스페인 등 유럽에서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2,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폭염으로 사람이 죽는다는 말이 실감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더운 여름에 개가 열을 식히려고 혀를 내밀고 헐떡이는 것처럼, 포유류인 인간 역시 지속적으로 열을 식혀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이 생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온도는 습구온도[2] 섭씨 35도다. 습구온도란 온도와 함께 습도까지 반영해서 측정한 것으로, 일반적인 온도계로 측정한 온도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