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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바다, 거대한 규모의 참상을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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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경고는 너무 오래 들어서 질려버린 애청곡 같다.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해 수많은 도시가 침몰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사람들이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인 ‘지구 평균 기온 2도 이내 상승’을 달성할 만큼 탄소배출량을 줄여도 해수면이 최소 0.6m에서 최대 1.8m 상승할 수 있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은 고작 그뿐이냐며 안도한다.  몇 미터의 해수면 상승, 정말 문제가 없을까? 

앞으로 해수면은 얼마나 상승할까?

해수면 상승은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바닷물 수위가 오르는 현상이다. 문제는 빙하가 녹는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는 것이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가량 빨리 녹고 있다. 2021년 4월 <가디언> 등 외신은 프랑스 툴루즈대학 국제연구팀이 빙하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20년 동안 매년 약 2,700억t에 달하는 빙하가 사라졌는데, 연구진은 이것이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면 상승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참상을 초래하는 일이다. 오늘날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세계 메가시티의 3분의 2가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250만 명 이상의 인구를 거느린 중대형 도시의 65% 또한 해안가에 있다. 더구나 해발 10m 이내에서 생활하는 세계 인구는 10억 명에 달한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도로, 다리, 지하철, 상하수도 등 모든 삶의 기반시설이 위협을 받는다. 한순간에 도시가 물에 잠겨버리지 않더라도 해수면이 꾸준히 상승하면 허리케인이나 폭풍, 해일 등이 닥쳤을 때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전체 면적의 40%가량이 해수면보다 낮아져 침수 위기에 몰렸고, 수도 이전을 준비 중이다. 해발고도가 1.5m에 불과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 공화국은 2014년 피지제도 바누아레부 섬의 약 24㎢ 면적의 땅을 매입, 국민 10만 명을 이주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몰디브 역시 인도와 스리랑카에 이주할 거주지를 물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해수면은 얼마나 상승할까? 2021년 IPCC는 이번 세기 말에 전 지구적인 해수면 상승 평균치가 약 1.1m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해수면이 1.1m 상승하면 뉴욕, 뉴올리안즈, 상하이, 뭄바이가 물에 잠기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침수 피해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는데, 한국의 해수면 상승이 세계 평균치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2021년 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9~2018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매년 1.8㎜ 높아졌지만, 한반도 주변은 2.74㎜, 특히 제주도 주변은 무려 4.75㎜씩 상승했다. 

1초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5~6개 투하된 것처럼 뜨거워지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