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 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해 있다. 이후 4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였고 19세기 후반 미국이 점령하기도 했다. 20세기 초 독립했으나 독재 정권이 민중을 억압했고, 1959년에야 공산 혁명이 성공해서 지금의 쿠바가 되었다.
오늘날 쿠바를 먹여 살리는 두 명의 외국인으로 흔히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를 꼽는다. 헤밍웨이는 쿠바에 살면서 《노인과 바다》를 썼고,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의 2인자였다. 아르헨티나인이면서도 남의 나라 혁명에 참여해서 쿠바인의 존경을 받는 체 게바라는 어떤 사람인가? 철학자 사르트르가 ‘20세기의 가장 완벽한 인간’이라고 했던 체 게바라는 도대체 누구인가?
체 게바라의 시 한 편이 우리를 때린다.
내 나이 15세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
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이하 생략)
_‘나의 삶’, 체 게바라
15세 때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는 건 놀랍다. 그는 그 ‘결심’을 평생 지켰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의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당시 아르헨티나는 세계 경제 순위 7위의 부유한 나라였고 남미에서 가장 잘 살았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의대를 졸업했고 곧 의사가 될 사람이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시를 쓴 사람이 의사 노릇에 만족했을 리가 없다.
체 게바라는 여행을 좋아했는데 친구와 모터사이클로 남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한다. 빈민가 사람들,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들, 분진이 날리는 광산의 광부들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의사의 길을 떠나 혁명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