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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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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만물의 역사

활력과 혁명의 공간, 카페

음료를 마시며 사람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 카페.
알고 보면 역동적인 혁명의 근원지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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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을 불어넣는 공간, 카페

지금은 동네마다 카페가 흔하지만 과거에는 어땠을까요? 그리고 세계 최초로 카페가 등장한 것은 언제쯤이었을까요?
카페의 역사는 제법 오래 전인데요, 1554년 오스만제국[1]의 도시 이스탄불에 세계 최초로 카페가 등장했어요. 당시에는 카페를 ‘카흐베하네(Kahvehane)’라고 했어요. 커피를 의미하는 ‘카흐베’와 장소란 뜻의 ‘하네’를 합친 말이에요. 카흐베는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라는 뜻도 있어요. 단어의 뜻을 종합해 보면, '커피를 마시면서 활력을 찾는 공간'이라는 이름인 셈이에요. 

그런데 카흐베와 카페(cafe) 발음이 비슷해 보인다고요? 착각이 아니에요. 카페의 어원이 카흐베거든요.  

카흐베하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어요. 오늘날처럼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체스를 두면서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소였어요. 뿐만 아니라 정치 이야기가 오가는 공론의 장 역할도 했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어느 때부터인가 지배층이 카페를 두려워했어요. 이곳에서 모여 반란 모의라도 할까 경계했던 오스만제국의 술탄 셀림과 무라트 4세는 전국의 카흐베하네 운영을 중단시키기도 했지요. 

혁명의 온상지이자 예술가의 작업실

17세기 오스만제국으로부터 유럽으로 커피가 전파되었고, 자연스럽게 유럽에도 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유럽의 카페 역시 카흐베하네처럼 토론의 장 역할을 했는데, 특히 18세기 프랑스에서는 혁명 정신의 온상지로 거듭났지요. 당시 ‘카페 데 아뵈글’에선 무능한 왕정을 비꼬는 패러디 연극이 펼쳐졌고, ‘카페 베르’에서는 원숭이를 이용해 귀족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실연했어요.  ‘루 프로코프’에서는 계몽사상을 담은, 프랑스 혁명의 기원으로 꼽히는 책 《백과전서(Encyclopedia)》가 기획되기도 했죠.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서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갈지 토론하고, 자유와 평등 사상을 키워나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