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원한 봉인>(2010)을 참고, 정리했습니다.
핀란드의 소도시 에우라요키에는 비밀스러운 동굴이 하나 있다. 가파른 길이 지하로 5㎞나 이어져 있는 이 동굴을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지하 500m 지점에 다다른다. 사람이 팠다는 이 동굴은 100년이 지나면 사람이 드나들 수 없도록 다시 덮을 예정이다. 이 동굴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핀란드 사람들은 굳이 동굴을 팠다가 다시 덮는 걸까?
이 비밀 동굴의 이름은 온칼로. 핀란드어로 ‘구덩이’ ‘은신처’라는 뜻이다. 이 ‘구덩이’에 들어가는 건 다름 아닌 사용후핵연료다. 사용후핵연료는 안정화될 때까지 방사선을 내뿜는데, 이 방사선은 독성이 강해 직접 노출되면 세포가 파괴돼 하루 만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사용후핵연료는 조심히 보관해야 하며 안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안전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10만 년이라는 것.
10만 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10만 년 전 인류를 상상해보자. 10만 년 전 인류는 불을 사용했고, 돌로 만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거나, 청동기를 사용하는 것은 이제 겨우 5,000여 년이 지난 일이기 때문에 당시 인류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즉, 사용후핵연료는 석기를 사용하던 인류가 원자력발전을 할 만큼 길고 긴 시간이 흘러야 안전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온칼로는 이토록 긴 시간 동안 폐기물을 보관할 거대한 쓰레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