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갤럭시냐, 애플의 아이폰이냐는 스마트폰의 영원한 난제다. 그런데 시각장애인들에겐 이 논쟁이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대부분 아이폰을 선호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를 알기 위해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던 2010년 즈음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스마트폰은 비장애인들에게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선사했지만, 손의 감각으로 폴더폰을 조작해왔던 시각장애인들에게 평평한 액정의 스마트폰은 사용하기 훨씬 불편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하나 있었으니, 그게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의 ‘보이스오버’는 한 번 터치하면 그 부분의 글씨를 읽어주고, 두 번 터치하면 해당 항목을 실행할 수 있게 설계되어 전맹[1]인 사람에게 친화적인 기능이었다. 그리고 아이폰은 저시력자를 위해 손쉽게 화면 조절이 가능한 ‘확대/축소’ 기능도 제공했다. 애플이 초창기부터 장애인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셈이다.
최근에는 장애 여부·교육 수준·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이가 스마트폰 사용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관련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13일 새로운 운영체제 iOS 16을 내놓으며 ‘문 감지’ 기능을 선보였다. ‘문 감지’는 특수 센서를 이용해 눈앞에 있는 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문과의 거리는 물론이고, 문을 여는 방법과 ‘화장실’ ‘101호’처럼 문에 쓰인 글자도 읽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