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들어봤을 거야, 문자는 크게 표음문자와 표의문자로 나눈다는 걸. 표의문자는 문자 하나가 개념 하나랑 대응해. 가장 대표적인 표의문자는 한자야. 한자어 의(衣)는 '옷'이란 뜻 하나와 대응하지. 표음문자는 사람의 말소리를 기호로 나타낸 문자로 소리글자라고도 불러.
알파벳은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자음 혹은 모음을 나타내는 문자 체계로, 대표적인 표음문자야. 알파벳이란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 첫 번째 글자인 ‘알파’와 두 번째 글자 ‘베타’를 이어서 만들었어. 알파벳은 몹시 효율적이고 편리한 문자 체계라고 할 수 있어.
생각해 봐. 고대인의 설형문자나 상형문자로 뭔가를 표현하려면 아무리 적어도 문자 수백 개를 외워야 하고, 중국 한자를 이해하려면 2000~5000여 자를 알아야 하는 것에 비하면, 알파벳은 30개 정도 기호만 알면 무엇이든지 표현 가능하니 얼마나 쉬워? 그야말로 문자의 ‘혁명’이라 할 만하지.
학자 중에는 알파벳이 발명되고 나서야 진정한 대중교육이 가능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정도야. 이처럼 놀라운 알파벳,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오늘날에 이르렀을까?
기원전 14세기, 오늘날 시리아 지역인 고대 레바논, 시리아, 팔레스타인 북부에서 활동하는 페니키아인이라는 해양 민족이 있었어. 이들은 최초로 갤리선(수십 명이 노를 저어 나아가는 범선)을 사용해 지중해를 제패했던 민족으로 알려져 있지.
이 페니키아인들이 알파벳의 시초를 만들었다고 해. 물론 처음부터 이들이 알파벳 문자 체계를 사용했던 건 아니야. 처음엔 강대국이었던 이집트 및 메소포타미아의 문자 체계인 상형문자와 설형문자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언어를 표현했지. 그러던 페니키아인은 기원전 13세기, 22개 기호만을 사용하는 새로운 문자 체계인 알파벳을 발명하게 돼. 현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알파벳의 원형이지.
페니키아 알파벳은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아는 알파벳과는 많이 달랐어. 가장 큰 차이는 모음이 따로 없고 자음만 있다는 것. 모음은 읽는 사람이 알아서 보충해 넣어야 했어. 상상이 되니?
어쨌든 22개 남짓한 문자만 알면 되는 페니키아 알파벳은 몹시 배우기 쉬웠어. 페니키아인들이 활발한 무역 활동을 펼치며 페니키아 알파벳 또한 지중해 지역을 비롯, 많은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