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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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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엔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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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은 사흘이다. 예배보는 날도 사흘이다. 달마다 24일은 난 학교에 다녀야 한다. 지겨운 학교.”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교 가기 싫은 학생의 마음은 마찬가지였나 보다. 이 낙서는 기원전 3200년경, 수메르의 인류 최초의 학교 에두바(edubba)의 학생이 남긴 기록이다. 학교 가기 싫은 학생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이때의 학교와 지금의 학교가 다른 점이 있다. 지금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많고 활동도 늘었지만, 이 최초의 학교에선 ‛읽기와 쓰기’만 배웠다. 읽기와 쓰기가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문자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 보자. 그 시절 인류가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은 직접 보여주고, 들려주고, 말해주는(소리 내는) 것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유용한 지식을 얻으려면 그것에 대해 잘 아는 이를 만나서 가르침을 받아야 했다. 멀리 떨어져 살거나, 살고 있는 시대가 다르면, 즉, 시공간적으로 차이 나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우는 일은 불가능했다.  

지식 전승에서 읽고 쓰기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는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기억력과 관련된 것이다. 진화인류학자 장대익 교수는 19세기 그린란드 북서쪽에 거주한 이누이트족의 사례를 들어 이에 대해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