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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세린의 역사

추운 바람에 튼 살을 보호하는
한때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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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만 석유 찌꺼기가 바세린으로 변신하다?

바세린을 발명한 오늘의 주인공은 미국인 로버트 체스브로. 대학 시절 화학을 전공한 그는 원래 석유에 관심이 많았다. 1858년 새로운 유전이 발견된 펜실베니아주를 찾은 그는 한 작업자가 석유 찌꺼기인 로드 왁스(Rod Wax)를 상처 입어 거칠어진 피부에 바르는 모습을 목격했다. 
얼떨떨한 것도 잠시, 그는 무언가 특별한 성분이 석유 안에 들어 있음을 확신하고 바로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검은색 석유 찌꺼기를 하얗고 촉촉하여 보습에 탁월한 ‘페트롤라툼 젤리’란 물질로 변형하는 데 성공했다! 

체스브로는 페트롤라툼 젤리를 상처 치료제라 굳게 믿고, 마땅한 상처 치료제가 없던 당시 시장을 휩쓸 초대박 상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페트롤라툼 젤리 특허를 낸 그는 1870년 회사를 설립해 브랜드 이름을 ‘바세린(Vaseline)’이라 지었다. 참고로 바세린은 물을 뜻하는 독일어 바세르(Wasser)와 올리브유를 뜻하는 그리스어 에라인(λάδι)을 합성해 만든 단어라고.

바세린 팔려고 몸에 상처를 내다?

100% 페트롤라툼 젤리로 만든 바세린을 막 출시한 뒤, 체스브로는 약사와 의사들에게 홍보 차원에서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었다. 그러나 대박이 날 거란 기대와 달리 바세린 주문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석유 찌꺼기로부터 나온 이 물질을 의심스럽게 여겼기 때문.

체스브로는 이 난관을 타파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썼다. 마차를 타고 뉴욕 거리를 누비며 사람들에게 무료 샘플을 나눠주었고, 스스로 몸에 직접 상처를 낸 뒤(!) 바세린을 발라 보이며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한 것.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곧 커다란 성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