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랄해(Aral Sea)는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경계에 위치한 호수다. 호수인데도 ‘바다 해海’ 자가 붙은 이유는 아랄해의 드넓은 면적 때문. 본디 아랄해는 총면적이 68만 9000㎢, 수량은 1083㎦에 이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다. 아랄해의 수원水原은 중앙아시아의 네 나라(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를 잇는 아무다리야강과 시르다리야강으로, 아랄해 자체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넓게 걸쳐져 있다.
이렇게 거대하던 호수 아랄해의 모습이 점점 변하고 있다. 1960년대 대비 아랄해의 면적은 2001년 32.5%, 2009년에는 13.5%까지 줄었다. 수량 또한 고작 7%만 남아 뭍이 드러나고, 하나였던 모습이 동서남북으로 쪼개지기에 이르렀다. ℓ당 18~24g를 유지하던 염도 또한 10배 넘게 상승했다. 물이 없어지며 드러난 땅은 아랄쿰 사막(Aralkum Desert)으로 불리며 500만㏊의 광대한 소금 모래밭을 자랑한다.
아랄해는 왜 이렇게 말라버린 걸까. 그 이유가 우리가 입는 옷 때문이라는 걸 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전 세계 옷 소비량은 빠르게 늘었다. 싸게 사서 잠시 입다가 유행이 바뀌면 버리고 새 옷을 사는, 패스트패션 산업이 의류 시장을 주도하면서부터다.
그에 따라 옷 생산량도 늘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컴퍼니가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두 배로 늘었으며 일 년에 만들어지는 옷은 무려 1000억 벌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옷을 만들려면 면이 필요하고, 면을 만들어내려면 목화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목화 재배에 쌀과 밀을 재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1㎏의 면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 약 8500ℓ가 필요한데, 이는 큰 욕조 4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