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유전자 편집의 신기원
유전자를 편집하는 크피스퍼 유전자 가위
인간게놈프로젝트(이하 HGP)를 통해 인간 유전체 전체 지도가 밝혀지면서 생명과학 분야는 말 그대로 혁명적인 분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유전자 편집, 재조합을 통한 질병치료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유전자 편집을 위해 필요한 것이 유전자 편집기술이다.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흔히 ‘DNA 혁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스퍼는 박테리아의 게놈에서 특이하게 반복되는 염기서열 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박테리아의 면역체계를 말한다. 이를 활용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자신을 침입해온 바이러스의 DNA를 인식·절단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미생물 박테리아의 면역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자르는 기법을 말한다.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어떤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걸까. 1·2세대 유전자 가위는 ‘단백질’이 DNA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데 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DNA와 비슷한 ‘RNA’라는 물질이 Cas9이라는 효소를 DNA로 유도(가이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1·2세대 유전자 가위는 단백질공학이라는 난이도 높은 기술을 활용해야만 맞춤 유전자 가위를 만들 수 있는 반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가는 ‘가이드 RNA’를 인공으로 제작, 가위 역할을 하는 Cas9 효소와 붙여 세포 내부로 투입하면 표적이 되는 유전자를 손쉽게 찾아 절단하는 것.
정리하자면 1·2세대는 만들기 어렵고, 정확도는 떨어지며 가격까지 비싸서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훨씬 간편하고 정확성이 높은 데다 가격 또한 저렴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만들어내는 세상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한 번에 대량으로 만드는 게 가능한데, 이러한 물량공세가 연구의 질적 수준도 높였다. 수만 개 유전자를 동시에 제어해 연구할 수 있게 됐고, 유전자들이 각각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