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과학, 기술
목록

유전자 편집,

인간 배아까지도 허용해야 하나

image

질병 없이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오랜 욕망은 인간 게놈이 완전히 밝혀진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그 시금석이 되는 것이 바로 유전자 편집 아기, 혹은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y)’이다. 유전자 편집 아기란 인간 배아[1]의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편집해 질병을 고치거나, 특정 기능을 강화해 태어난 아기를 말한다. 

당장 영화 <가타카>에서처럼 유전자 조작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아이를 출산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유전자 편집을 인간 배아에게까지 허용하게 되면 그것이 단지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니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2018년 11월 26일, 중국의 허 젠쿠이 교수가 유튜브와 ‘MIT 테크놀로지리뷰’를 통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서 유전자를 교정한 쌍둥이 여아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는 불임 치료 중인 부모 한 쌍으로부터 에이즈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인 ‘루루’와 ‘나나’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생명윤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급기야 세계 7개국의 생명과학자 18인이 ‘향후 최소 5년간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 및 착상을 전면 중단하고 이 같은 행위를 관리 감독할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이 성명서는 구속력이 없다. 더구나 ‘5년간’이라는 단서가 붙은 걸로 봐서, 인류는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을 중단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2019년 6월 13일 <네이처>에 따르면 데니스 레브리코프 러시아 쿨라코프 국립산부인과 연구센터 유전자 편집 연구소장이 “(HIV 바이러스를 수용하는) CCR5 유전자를 인간 배아에 편집해 HIV 양성반응을 보이는 여성에게 착상시키는 실험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편집 아기에 대한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유전병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불가피한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