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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 서사시>

친구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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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문학이자 영웅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

수만 년 전부터 이미 문학은 노래나 이야기 형태로 인류 곁에 있었다. 사람들은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조상의 역사와 하늘과 땅의 신비를 노래하고 이야기 나누었다. 3600년 전 이 이야기 중 문자로 기록된 첫 번째 문학이 나왔다. 수메르 문명이 네모난 진흙 판에 쐐기문자로 남긴 <길가메시 서사시>이다.

약 6000년 전부터 수메르인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만나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정착해 문명을 이룩했다. 이들은 물길을 닦아서 농사를 짓고, 성벽을 쌓아서 도시를 이루었으며,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문자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팔레스타인 땅의 예리코, 터키 남부의 차탈회위크 등 더 오래된 도시 문명과 달리, 이라크 남부 우르와 우루크에 살았던 수메르인한테는 왕이 있었다. 그들의 왕 중에 후대에 가장 널리 알려진 왕의 이름이 길가메시이다. 

길가메시는 우루크를 통치했던 실존 인물이다. 그는 모든 왕을 압도하는 왕으로, “모든 지혜의 심연”을 본 사람으로 칭송받았다. 그는 사방을 정복하고 불사의 비밀을 알아냈으며 우루크에 높은 성문을 세우고 단단한 성벽을 쌓았다. 그의 업적은 너무나 대단했기에 그의 생전에 노래로 만들어져 불리기 시작했고, 후대에 내용이 덧붙으면서 풍부해졌다.

현재까지 전하는 가장 완전한 이야기는 3600년 전 바빌로니아 제국의 사제였던 신레케우닌니가 기록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나 중국의 <시경>보다 무려 800년 전이다. 아시리아 제국의 아슈르파니팔은 바빌로니아를 멸망시킨 후, 신전 기록 등을 수집해 자기 왕궁이 있는 니네베에 세계 최초로 거대한 도서관을 세웠다. 아슈르파니팔 사후 도시가 함락될 때, 이 도서관도 불타서 사라졌다. 그러나 강한 불에 휩싸인 진흙 판들은 단단한 도기로 변한 채 1853년 발굴될 때까지 원형대로 땅속에 묻혀 있었다. 덕분에 수메르 문명의 정수가 전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