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라는 말은 흔히 ‘가족’과 같은 의미로 혼용되어 쓰이고 있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먹을 식(食)에 입 구(口)를 사용하는 식구는 한자 그대로 “한 집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표준국어대사전)”을 의미한다. 같은 곳에서 함께 먹고 사는 이들은 모두 식구이기 때문에, ‘식구’는 한 조직에 속하여 함께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의미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이주민들은 이 땅을 공유하며 함께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한 식구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이 무색하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주민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오랜 기간 한국에서 살아왔어도, 심지어는 법적으로 우리 국적을 가지고 한국의 교육을 받고 자랐어도, 이주민과 그들의 자손은 여전히 ‘우리 식구’의 울타리 밖에 머물러있다.
<조인 마이 테이블>은 방송인 이금희와 대학 시절 그의 제자였던 소설가 박상영이 국내 거주 이주민의 식사 초대를 받아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를 여행하며 음식을 먹는 예능이다. 두 사람을 초대한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결혼, 난민 신청, 파병 등 나름의 이유로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사연과 함께 두 사람이 맛보았으면 하는 고향의 음식을 소개한다.
<조인 마이 테이블>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대부분 에피소드에서 두 진행자와 사연의 주인공은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진행자는 그저 주인공의 삶을 전해 듣고서 음식을 맛볼 뿐이다. 이들은 이 음식이 주인공에게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고 공감하며 주인공과의 마음속 거리를 좁혀나간다.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음식 한 그릇을 나누며 ‘식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