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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소멸 시대, 현명한 저출산 해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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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은 2006년 한국을 인구 소멸 1호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0년 후면 지도상에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를 합니다.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하 출산율) 지표를 보면 저출산 문제가 심각 단계를 넘어 ‘재앙’ 수준에 다다르고 있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60년 여성 1인당 5.95명이던 출산율이 2022년 0.79명으로 급락합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치로 미국(1.6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정부가 갖가지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예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계속해서 출산율이 낮아지자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해법은 무엇일지 살펴보겠습니다. 

신입생이 없어 문 닫는 학교들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을 ‘인구대체 출산율’이라고 합니다. 사망하는 인구와 출생하는 인구가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말해요. 인구학자들은 그 이하의 출산율을 보이는 나라를 저출산 국가로 판단합니다. 선진국은 대체로 2.1명, 개발도상국은 3명 전후가 기준입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하락을 거듭하다가 1984년에 선진국 기준점 아래로 떨어집니다. 지금은 인구대체 출산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를 보이며 ‘초(超)저출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하위권으로, 이런 추세라면 2070년에는 1970년대 수준인 3,766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인구가 줄기 시작한 걸까요?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인구가 너무 늘어서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출산율을 줄이려고 적극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어요. 거리 곳곳에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나아 잘 기르자”는 표어가 나붙습니다. 실제로 1971년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102만 4,773명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세대 후인 2002년에 그 수는 49만 2,111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요. 2022년에는 또다시 그 절반인 25만 4,628명으로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