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물가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이 시작된 것이다. 밀크플레이션이란 우유(Milk)와 물가인상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아이스크림, 빵, 커피값 등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낙농진흥회는 2022년 11월 3일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 인상했다. ℓ당 106원 인상되었던 2013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원유(原乳)’는 우유와 유제품을 만드는 원료를 의미한다. 즉, 젖소로부터 방금 짜 가공이 안 된 우유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11월 17일부터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흰 우유 가격을 평균 6% 인상하였으며, 매일유업은 9.6%, 남양유업은 7.5% 올렸다. 이에 흰 우유 ℓ당 가격은 평균 2,710원에서 평균 2,800원 후반대로 인상되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치즈나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에 쓰이는 가공유는 흰 우유에 비해 최대 10% 정도 가격이 더 올랐다. 이로 인해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 가격에도 도미노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 2022년 11월 기준 치즈 가격은 1년 전보다 35.9% 올랐으며, 빵은 15.8%, 파이는 11.8%, 아이스크림은 8.3% 올랐다.
카페 메뉴 가격도 오를 예정이다. 이디야커피는 12월 22일부로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최대 700원 인상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의 인상으로, 우유가 사용되는 품목들(라떼·프라푸치노 등)이 대상이다.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품목들(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 등)은 가격이 유지된다.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는 연 단위로 우유 공급 계약을 맺어 당장은 우유가 들어간 메뉴들의 가격을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그러나 2023년 계약 갱신 시점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더 고민이 깊다. 유제품 공급 업체에서는 가격 인상에 맞춰 우유는 물론 생크림·휘핑크림 등 유제품을 인상 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다. 납품 우유의 경우 ℓ당 평균 200원, 생크림은 500g당 평균 500원씩 일제히 올랐다. 이 때문에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2023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