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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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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도심에 날아든 ‘떼까마귀’, 공존의 해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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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겨울부터 매해 겨울이 오면 경기도 수원·화성·안산 도심 일대의 전신주 주위는 떼까마귀가 점령한다. 떼까마귀는 본래 몽골·시베리아 등지에 살다 추위를 피해 매년 10월 즈음 우리나라를 찾아왔다가 봄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가는 겨울 철새이다. 주로 김포 일대와 경주·울산 지역에 머물렀는데, 최근 수원 도심에 날아들기 시작했다.

도심 하늘을 까마귀 무리가 뒤덮자 시민들은 당황했다. 사람을 직접 공격하거나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겼다는 사례는 없지만, 공포스럽다. 정전사고 위험·배설물로 인한 차량 훼손 등 피해가 크다. 수원시는 배설물 청소에 매년 수천만 원을 들이고, 심지어 레이저 빔으로 이들을 퇴치하려 시도 중이다. 그런데 이것이 최선의 대응법일까? 떼까마귀들이 왜 도심에 날아들었는지 이유를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떼까마귀가 수원 도심에 날아든 것은 김포 일대 개발과 관련이 깊다. 이들은 원래 김포 지역에서 겨울을 났는데, 인근 신도시 개발로 수원으로 옮겨왔다. 수원 외곽의 논밭이 비교적 넓어 까마귀들이 지내기 좋았으나, 이곳마저 개발되자 도심으로 몰려든 것이다. 도심에는 전봇대와 전선처럼 까마귀들이 앉아 쉴 수 있는 구조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시 개발로 동물들의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의 도심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근방에 숲을 조성해야 한다. 울산의 태화강변은 대숲이 우거져 20여 년 전부터 떼까마귀 10만 마리가 찾는 곳이었다. 2000년대 들어 태화강변 도로공사·주차공간 정비로 숲의 규모가 줄자 까마귀들이 도심으로 날아들었다. 2006년에는 까마귀 떼가 전깃줄에 몰려 앉아 전깃줄이 끊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