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점점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됐어요. 학생 때 환경문제와 생태계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야생동물 보전에 보탬이 되는 분야에서 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렇게 다짐하고 이것저것 길을 찾았고, 대학생 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자원봉사·근로장학생 활동을 하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동물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야생동물 재활관리사라는 꿈을 갖게 됐죠. 생명을 살릴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교육하며, 궁극적으로 생태계 보전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까지, 야생동물의 구조와 재활 활동의 가치를 알게 됐어요. 그만큼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요.
텃새·철새·포유류·양서류·파충류 등 센터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와요. 이들 동물은 대부분 충돌사고나 미아 상황에서 구조가 필요해서예요. 야생동물은 흔히 유리창·차량·전선과 같은 인공구조물과 충돌해요. 유리창 충돌은 거의 모든 새가 당하기 쉬운 사고예요. 차량 충돌의 경우 포유류 중에선 고라니가 가장 많이 당하는데, 수리부엉이나 까치 같은 조류도 피해가 커요. 전선 충돌 역시 새들에게 두루 일어나는데 특히 비행 중 빠른 방향전환이 어려운 독수리나 백로류가 많이 다쳐요.
미아 사례는 말 그대로 어미를 잃은 새끼가 덩그러니 발견되는 경우예요. 꼭 부상을 동반하지는 않아요. 어린 동물의 경우, 특정 상황 때문에 어미를 잃은 경우도 있지만, 잠시 부모와 떨어진 사이 누군가 미아로 착각해 구조하기도 해요. 미아로 들어오는 동물 중 조류는 참새, 박새, 딱새, 까치, 물까치, 멧비둘기 등 아주 다양해요. 포유류는 고라니, 삵, 수달, 청설모, 너구리, 족제비가 주로 구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