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마실까 싶어 들어간 카페. 메뉴를 고르던 중 AAC 구역임을 알리는 파란 로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로고 아래에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및 외국인”을 위한 도구가 있다고 쓰여있다. AAC는 무엇이고, 어떻게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걸까?
AAC는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의 약자로, 보완·대체 의사소통이라고도 한다. 이름 그대로 AAC는 뇌병변장애·파킨슨병·청각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언어를 보완하고 대체한다. 언어를 보완하고 대체한다면 무엇이든 AAC가 될 수 있다. 태블릿PC처럼 생긴 보조기기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읽어준다거나, 한글 자모음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문장을 완성하는 것도 AAC의 한 종류다.
카페, 약국, 편의점 등에서 사용하는 AAC는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기호로 만든 일종의 그림 메뉴판이다. 만약 카페 메뉴판이라면 커피나 우유 같은 재료가 기호로 표기된 메뉴가 하나 있고, 다음 장에는 ‘뜨거운’ ‘차가운’ ‘테이크 아웃’처럼 카페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 그려져 있는 식이다. 손님은 손가락으로 메뉴, 음료의 온도, 포장 여부 등을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AAC 구역은 이 같은 AAC 도구를 갖추고 있으며, AAC 사용을 지지하는 곳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 장애로 인해 AAC가 필요한 사람은 34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외국인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수요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AAC 구역을 늘릴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