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나라 일본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요시오카 도쿠진은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는 디자이너다. ‘산업디자인’이라 하면 엄격한 기능성에 입각해서 산업 생산에 적합한 물건을 만드는 일, 또는 그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요시오카 도쿠진은 그런 평이한 차원을 넘어서는 디자인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디자인 중에서 무난한 편에 속하는 ‘도쿄 팝’ 의자를 보면 아름다운 형태를 만드는 요시오카 도쿠진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의자의 모양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바로 앉을 수도 있고 로마의 귀족처럼 옆으로 누울 수도 있는, 독특한 기능을 지닌 의자다. 곡면으로 이루어진 형태가 아주 아름다운데, 상앗빛 유려한 몸체가 조각품이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곡면적인 형태 디자인은 사실 기하학적인 형태 디자인에 비해 디자인하기가 어렵다. 이를 감안하면 도쿄 팝 의자의 기능은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기 위한 장치 혹은 변명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의자의 기능보다는 형태가 먼저 마음을 흔드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도쿄 팝 의자만 보면 요시오카 도쿠진은 유기적인 형태를 지향하는 디자이너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패션 디자인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를 위한 시계 디자인을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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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팝 의자 | TO 시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