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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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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물으나마나한 질문이다. 1위는 영어, 2위는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는 21위이다.(2021년 네토라보 보도) 굳이 이런 보도를 인용하지 않아도 영어는 외국어가 아니라 거의  ‘지구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말, 미국의 말이 아니라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는 의미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어렸을 때부터 영어로 된 영상을 보며 컸고, 해외 여행지에서는 영어로 길을 묻고, 국제기구 회의가 열리면 세계인이 영어로 의사소통한다. 그러니 영어가 지구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영어를 국제공용어쯤으로 여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긴 하다. 겨우 한반도만한 크기의 작은 섬나라인 영국의 말이 어떻게 오늘날 지구어가 되었을까? 
영어의 지위는 제국주의 역사와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유럽의 항해술이 발달하던 15세기 무렵, 스페인, 포르투갈을 비롯한 수많은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모험을 떠났다. 세계사적으로 이 시기를 ‘발견의 시대(​Age of Discovery​)’ 혹은 ‘대항해시대’라 부른다. 쉽게 말하자면 해양탐험의 시대로(15세기~17세기)로, 유럽 각국은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앞다퉈 항해를 시작했다. 이 발견의 시대는 범선 제작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문제는 유럽의 이 해양탐험이 식민지 건설을 위한 교두보[1]였다는 사실이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에게는 모험이었던 일이었지만, 이는 전적으로 침략자의 관점에서였다. 유럽인들은 새 항로를 따라 문명을 전파한다는 핑계_로 총칼을 앞세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인도, 아시아를 침략했고, 재물과 자원과 사람을 마음껏 빼앗아갔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아 식민지로 삼았으며,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을 붙잡아와 노예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