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없이 인터넷상에서만 표현되고 거래되는 화폐를 가상화폐라고 한다. 이중 거래 내역을 남기고 해킹을 막기 위한 암호화 기술(블록체인[1])을 사용한 가상화폐를 ‘암호화폐’라고 하는데, 요즘 많이 들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바로 암호화폐의 일종이다. 2021년 암호화폐 광풍이 불었다. 0달러로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이 2010년 처음으로 0.06달러에 이르렀고, 2021년 4월 13일에는 무려 6만 2,000달러(한화 약 7,050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 후(4월 20일경)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2017년에도 한 차례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었던 때가 있는데, 2021년에는 암호화폐 전반에 걸쳐 투자 붐이 불었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주식, 부동산 등 각종 자산으로 돈이 집중되면서 암호화폐 역시 투자의 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화제가 된 코인은 도지(Doge)코인이다. 비트코인 열풍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도지코인은 2013년 미국 개발자들이 ‘재미 삼아’ 만든 코인에 지나지 않는다. 채굴량이 한정된 비트코인과 달리 도지코인은 무제한으로 발행이 가능하고, 결제수단으로도 활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2021년 4월 12일까지 도지코인은 한화로 개당 1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었다. 하지만 이런 도지코인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상장되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상승 분위기를 타면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2021년 4월 15일 도지코인에 관한 트위터 메시지를 올리자 도지코인 가치는 폭등했다. 4월 16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하루치 도지코인 거래량은 무려 17조 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KOSPI) [2]하루 거래량(15조 원)보다도 많았으며, 비트코인 거래량(약 8,000억 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액수였다.
간혹 암호화폐로 큰 수익을 얻은 사례가 알려지다 보니 일단 사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투자’도 잇따랐다. 2021년 1분기 국내 주요 거래소 신규 가입자는 약 249만 명으로, 전체 이용자 511만 명 중 절반에 해당한다. 신규 가입자의 63.5%가 20·30대 청년층이지만, 암호화폐 계좌 개설·거래가 금지된 10대 청소년들도 편법을 통해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