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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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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읽기

《동물권력》

인간도 사물도 아닌, 동물 그 자체의 힘

최근 동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지만 동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이 책은 동물을 인간 아니면 사물로 취급하는 기존의 입장을 비판하며, 인간과 동물이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윤리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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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을 진짜로 존중하고 있을까?

최근 한국 사회는 동물과 관련해 그야말로 혁명 수준의 인식 변화를 겪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스레 쓰이던 ‘애완동물’이라는 말은 이제 ‘반려동물’로 대체되는 추세다. 동물은 기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동물병원이 펫샵마냥 창가에 강아지들을 전시하던 풍경은 사라지고, 동물을 분양받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져간다. 

비단 개나 고양이처럼 친숙한 동물에 대한 관심만 높아진 것도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동물을 얼마나 폭력적으로 먹어왔고, 입어왔고, 오락의 대상으로 삼아왔는지 비판하며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동물권 운동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가 놀랍고 반갑지만, 한편으론 살짝 의구심도 든다. 과연 동물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동물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질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는 작고 귀여운 동물을 찍은 쇼츠(Shorts) 영상이 여럿 올라온다. 문제는 이들 영상이 지극히 인간 중심적일 뿐 아니라, 동물에게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가령 고양이와 아기 토끼를 붙여놓곤 둘이 너무 친하지 않냐며 호들갑을 떠는 식이다. 긴장한 듯 몸을 떨던 토끼가 너무나도 불안해 보이던 그 영상에, 평소 동물권 운동에 관심을 갖던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모습은 적잖은 충격으로 남아있다.

친구가 이중적인 사람이었다는, 혹은 동물권 운동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사소한 에피소드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인 우리는, 과연 인간의 관점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동물을 마주할 수 있을까? 남종영의 《동물권력》은 이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환경·동물 전문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지은이는 동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집요하게 문제 삼는다. 동물에 대한 입장 차이와 상관없이, 마치 공기처럼 만연한 인간중심주의에 반기를 들기 위해서다.  

인간을 닮되, 인간이어서는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