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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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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 <빌헬름 텔> 서곡

'인생의 환희를 가득 담아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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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즐기는’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남다르다. 그 분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저 사람이 진정으로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그래서 그 사람을 돕고 싶고, 나아가 그 일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기분 좋은 에너지다.

무언가를 넘어 인생 전체를 즐기는 사람은 어떨까. 유쾌한 표정과 여유로운 몸짓, 확신에 찬 화법까지 긍정적인 에너지가 그 사람을 감싸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삶에 고난과 역경이 왜 없겠느냐만, 이런 사람들에겐 고난과 역경 역시 스쳐 지나가는 삶의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 이내 훌훌 털어내고 금방 자기 삶의 리듬과 템포를 찾아 나간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이라 하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상류층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막상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런 이미지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특히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함께 살아갔던 작곡가들이 많은데, 슈베르트의 경우 피아노 한 대를 살 돈이 없었을 정도로 궁핍했다. 모차르트 역시 말년엔 빚더미에 앉아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다. 이들의 가난과 그로 인한 불행, 우울 등의 정서로부터 위대한 명곡들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니, 어쩌면 음악가에게 고난과 역경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작곡가의 삶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단 하나의 장르를 통해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었고, 모든 영광을 누리던 시기 돌연 은퇴를 선언해 남은 인생을 ‘즐기며’ 살아갔던 작곡가. 바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다. 로시니의 생애와 그의 대표작 <빌헬름 텔[1]> 서곡에 관해 알아보자.

탁월한 유머와 오페라 작곡 능력으로 관객을 매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