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1
과학, 기술
목록

AI 화가, 일러스트레이터에게는 너무 위협적

image

AI 화가, 인간 그림 짜깁기하는 앵무새?  

인공지능 화가는 인간이 창작한 수많은 작품 데이터를 학습하고, 조합하고, 변형해서 그림을 완성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5억 원에 낙찰된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은 17세기 네덜란드의 거장 렘브란트의 작품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 이유는 이 작품을 완성한 AI가 14~20세기 회화 1만 5,000여 점을 학습한 것과 관련이 깊다. 이 AI는 인간의 회화를 토대로 기존 작품과 매우 유사하지만 완전히 똑같지 않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은 어디선가 한번 본 듯하면서도 낯설게 다가온다.  

AI 미술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AI 그림은 사람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처럼 인간의 예술을 짜깁기한 표절작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러스트 업계는 AI 창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주로 디지털 기기로 작업한 작품들을 관련 사이트에 업로드한다. 만일 AI가 이 그림들을 학습 데이터 삼아서 작업을 하면 실제로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 해도 믿을 만큼 유사한 그림을 생성할 수 있다. 

판타지 삽화가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 디지털 일러스트레이터 그렉의 사례를 보자.
그는  <던전 앤 드래곤>을 비롯해 수많은 판타지 게임의 일러스트 작업을 해왔다. 최근 AI 화가 다수는 그의 화풍을 흡수해 꼭 닮은 일러스트를 생성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미술 AI 스테이블 디퓨전(미술 인공지능)’에서 그렉의 화풍으로 일러스트를 그려달라는 주문이 9만 3,000회 넘게 입력됐다. 그렉의 그림을 학습한 AI의 작품과 실제 그렉의 작품이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사진 1>이 그렉의 일러스트고, <사진 2>가 AI 일러스트다.

그렉은 자신의 화풍을 학습한 AI 결과물을 보고 “멋진 실험”이라고 했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