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소녀시대 태연의 동생 하연의 가수 데뷔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렸다. 세계 최초로 AI가 만든 곡으로 데뷔했기 때문이다. 데뷔곡 ‘아이즈 온 유(Eyes on you)’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노래로, AI ‘이봄EvoM’이 작곡했다. 이봄은 2016년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개발한 작곡 AI다. 음악 이론을 전혀 모르는 사용자라도 클릭 몇 번이면 작곡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된 이봄은 15초면 3분짜리 곡 하나를 완성한다.
AI 이봄은 어떻게 노래를 만들까? 이봄의 음악에는 표절 문제가 없을까?
곡을 만드는 일은 인간의 감정을 선율에 담아내는 창의적인 분야로, 인공지능이 잘하는 수학이나 계산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작곡은 수학적 계산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현대 음악 작곡은 피아노의 흰 건반 7개와 검은 건반 5개의 음, 총 12음계를 기본으로 한다. 작곡가들은 이 음들을 어떻게 배열해야 조화로운지, 멜로디 길이는 어느 정도여야 지루하지 않은지 수학적 패턴을 고려해 곡을 만든다.
대부분의 작곡 AI는 사람들이 작곡한 음악에서 딥러닝 방식으로 수학적 패턴을 읽어내 작곡법을 익힌다. 그림 AI의 학습법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예가 ‘에이바(AIVA)’다. 2016년 룩셈부르크에서 개발된 작곡 AI 에이바는 클래식 작곡 전문으로, 모차르트·바흐와 같은 클래식 3만 곡을 학습한 데이터를 토대로 음악을 만든다. 그래서 자칫 기존 클래식과 너무 유사한 곡을 내놓을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