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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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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애달프고 절망적인 추운 겨울 풍경을 그리다

황량한 겨울 풍경은 왠지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느낌을 그대로 표현한 슈베르트의 가곡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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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곡이 유명한 이유는?

‘가곡’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바로 독일이다. 가곡을 다른 말로 ‘리트(Lied)’라 부르는데, 이 역시 ‘노래’라는 뜻의 독일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러시아, 영미 권역까지 다양한 국가들의 가곡이 존재하는데, 왜 여전히 ‘가곡’ 하면 독일을 먼저 떠올리는 것일까.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거칠고 투박한 독일어의 발음을 떠올려본다면, 낭만주의 시대 독일에서 아름다운 가곡이 꽃을 피울 수 있었던 이유가 더욱 궁금해진다.

첫 번째 이유는 ‘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곡은 기본적으로 시에 음악을 붙인 장르다. 당연히 아름다운 시와 그 내용이 굉장히 중요하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나 빌헬름 뮐러, 하인리히 하이네 등 기라성 같은 시인들을 배출해낸 독일은 가곡이 꽃피우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 걸출한 시인들의 시는 많은 독일 작곡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들은 가곡이란 장르로 시에서 받은 감명을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문학과 철학을 통해 깊은 사유를 즐기는 독일 대중에게 가곡은 대체할 수 없는 음악 장르가 되어주었다. 결국 가곡은 독일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 뻗어나가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작곡가’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이 작곡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가곡은 변방의 음악 정도로 하찮은 취급을 받는 장르였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 작곡가 바흐와 헨델만 해도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의 성악곡 작곡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가곡 작곡에는 소극적이었고, 고전 시대의 베토벤과 모차르트 역시 그들이 남긴 기악 작품에 비해 가곡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작곡가’는 31세의 짧은 삶을 사는 동안 무려 600여 곡이 넘는 가곡을 작곡했다. 시의 내용과 어울리는 다채로운 선율, 특유의 낭만적인 멜로디를 통해 독일 가곡을 진정한 의미의 가곡으로 격상시킨 작곡가, 바로 프란츠 슈베르트다.

피아노 선율을 강조해 가곡을 완성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슈베르트는 독일이 아니라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다. 하지만 두 나라는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고, 같은 독일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슈베르트의 가곡 역시 일반적으로 ‘독일 가곡’이라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