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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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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장애 이슈

'모두의 드리블' 프로젝트

축구공으로 만든 조금은 특별한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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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블하며 갈 수 있는 길이라면, 휠체어도 갈 수 있지 않을까"
170명의 드리블, 지도를 만들다

2022년 9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모두의 드리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행사의 출발은 단순했다. '드리블하며 갈 수 있는 길이라면, 휠체어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캠페인은 장애인, 노인, 유모차 이용자 등 이동 약자들이 경기장을 방문할 때 턱이나 계단 등 장애물이 없는 경로를 알려주는 안내지도를 제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경기장 인근 곳곳에서 170여 명의 사람들이 축구공을 드리블하며 경기장 안으로 향했다. 이 축구공은 일반 공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GPS가 부착돼 있다는 것. 이들은 축구공을 드리블해서 경기장 안으로 가면서 가장 짧은 경로를 찾아냈다. 축구공을 드리브할 때 꼭 지켜야 할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축구공이 절대로 지면 위로 오르면 안 된다. 이동 약자를 위한 지도이므로 바퀴가 오갈 수 있는 길로만 다녀야하기 때문이다. 이들 170명이 드리블을 하며 모은 GPS 정보를 잘 정리해서 경기장 안내지도를 만들어냈다. 

 K리그(국내 프로축구 리그)는 2020년부터 드리블로 이동 약자를 위한 지도를 만드는 ‘모두의 드리블’ 프로젝트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로 국내 13개 축구 경기장의 안내 지도가 탄생했다. 여기에 경기장 내 장애인 화장실 위치, 경기장 인근 저상버스[1] 노선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돼 이동 약자도 조금 더 쉽게 한국 프로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모두의 드리블’ 프로젝트처럼 재미있는 방법으로 제작한 건 아니지만, 이동 약자를 위한 지도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콘텐츠 제작 협동조합 '무의'는 수도권 지하철 교통 약자 환승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는 어떤 칸에 타야 엘리베이터와 가까운지, 휠체어 이용자는 어떻게 지하철을 갈아탈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계단뿌셔클럽'은 이동 약자들에게 큰 장벽이 되는 동네 계단 정보를 수집해서 계단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계단정복지도라는 앱을 개발했는데 이 앱에는 정보를 등록하는 기능과 정보를 조회하는 기능이 있는데, 아직 걸음마 단계라 정보를 모으고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주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가게를 정리한 ‘샤로잡을지도’, 교보교육재단에서 만든 ‘우리동네 무장애 지도’ 등이다.  다양한 지도가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동 약자 지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