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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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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천둥이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배려받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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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오로지 나의 몫

나는 자료조사차 집 앞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도서관 가는 길은 우리 개 천둥이가 가장 좋아하는 산책 루트 중 하나다. 그런데 도서관에 도착하고 나서부터가 문제다. 찜찜하지만 천둥일 매번 건물 바깥에 묶어두고 혼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주로 잘 보이지 않는 구석진 자리 벤치에 천둥일 묶어두고 헐레벌떡 뛰어갔다 온다.

천둥인 배를 깔고 엎드려서 느긋하게 그 시간을 즐기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 혹시 잘 보이는 곳에 묶어 뒀다가 무섭다고 항의를 받을 수도 있고, 그렇다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면 그것 나름대로 걱정이다. 혹시나 개를 잘 모르는 사람이 발견하고 “어머나 예쁘다”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가 사고라도 난다면(처음 보는 사람이 머리를 쓰다듬는 건 개에게 위협적인 행동이다. 문제가 생긴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천둥이도 낯선 사람이 자기 머리를 쓰다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CCTV도 없는 자리니 어떤 상황이었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

견주로서는 혹시나 그 사이에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해코지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겠지만, 가끔 보도되는 동물 혐오 뉴스를 보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사료에 유리 조각이나 약을 타서 던진다거나…. 둔감한 건지 순진한 건지 세상의 좋은 면을 더 많이 보는(보려는) 나나 천둥일 혼자 두고 볼일을 보지, 조심성 많은 코코오빠는 죽었다 깨어나도 코코를 혼자 두고 건물에 들어가 볼일을 보지 않는다. 하긴… 나도 아기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옆 벤치에 앉아계시는 분들에게 부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