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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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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계급은 군대에만 있을까?

계급이 굳어진 사회는 혈관에 피가 통하지 않게 된 인체처럼 늙고 병이 든다. 우리 사회의 노화를 늦추려면, 즉 새로운 계급을 만들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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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없는 군대

군대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지켜져야 하는 조직이야. 상명하복이란,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서는 복종한다는 뜻으로 상하관계가 분명함을 이르는 말이야. 군대에서 대장이 "공격하라!"고 명령하는데 일등병이 "지금은 수비를 할 때입니다."라고 하는 경우는 없을 거야. 군대에서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가 없어. 그래서 군대는 계급으로 상하관계를 규정하고, 진급에 대한 엄격한 규칙이 있으며, 사병이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 해도 장교가 될 수는 없어.

그런데 계급 없는 군대도 있었어.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주도 세력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공산주의 이념에 따라 군대에서 계급을 없앴어. 지휘관은 병사들이 선거로 뽑았고 전투가 끝나면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었지. 중국 공산당 군대도 초기에는 30년 가까이 계급제도가 없었어. 일제 시대에 항일 운동을 한 우리 나라 독립군도 마찬가지였어.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에는 이처럼 계급 대신 사명감과 동지애로 유지되는 부대를 경이롭게 평하는 장면이 나와. "계급 없이 부서와 직책만 있는 군대, 그러면서도 목숨을 거는 명령이 통하고, 세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군대. 그것이 조선의용군이고 팔로군이었다." 팔로군은 중국 공산당의 군대를 가리켜.

그러나 사명감과 동지애만으로 군대가 지탱될 리가 없지. 러시아 혁명 때 선거로 뽑힌 지휘관이 전투를 엉망으로 지휘해서 연전연패하자 장교임명제를 시도했다가 결국 계급제도를 도입했어. 그리고 모든 현대 국가의 군대에는 계급제도가 있어.

한편 군대가 아닌 일반 사회에도 계급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꽤 많은 학자들이 이렇게 주장했는데, 마르크스와 베버가 대표적인 인물이야. 정말 그럴까? 군대의 계급이야 계급장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지만, 계급장을 단 회사원, 식당주인은 없지 않나? 그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 건지 잘 읽어보자.

칼 마르크스의 계급론